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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간 지성… 창 버리고 방패를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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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간 지성… 창 버리고 방패를 들다

입력
2013.01.1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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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32)이 퀸스파크 레인저스(QPR)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6개월간의 절치부심 끝에 '관록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박지성은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WBA)과의 2012~13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64강 재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풀타임 출전하며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QPR은 지난 6일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WBA와의 홈 경기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이날 재경기를 치렀다.

QPR은 후반 30분 코너킥 찬스에서 알레한드로 파울린이 올린 크로스를 제이 보스로이드가 헤딩으로 마무리 해 얻은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32강에 합류했다.

박지성은 공격적으로 눈에 띄는 플레이를 펴지는 못했지만 최근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했다는 사실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신임 해리 레드냅 감독의 신뢰를 점차 높이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팀 성적 부진으로 인한 사령탑 교체와 무릎 부상이 맞물리며 지난달 1개월여간 '개점휴업' 상태였던 박지성은 지난 3일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1-0) 막판 교체 투입돼 복귀를 신고했다. 당시만 해도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해 보였다. 경기 종료 1분 정도를 남긴 상태에서야 박지성을 호출했기 때문이다. 취임 초기 박지성을 주로 후반 교체 멤버로 활용했던 레드냅 감독의 신임을 얻기가 쉽지않아 보였다.

그러나 박지성은 6일 WBA와의 FA컵 64강전을 시작으로 팀이 치른 3경기에 잇달아 풀타임 출전을 기록하며 입지 회복을 알렸다.

QPR에 이적하던 당시만 해도 국내 팬들은 박지성이 새로운 팀에서'에이스'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시절과 달리 붙박이가 보장되면 골과 도움도 늘어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컸다. QPR은 최악의 조직력으로 꼴찌로 추락했고 박지성은 도움 1개 만을 올린 채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2012년 말미에 공백기를 보낸 박지성은 새해를 맞아 부상을 털고 팀에 복귀했고 새로운 임무가 부여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나쁘지 않다. 박지성이 복귀한 후 QPR은 무패(2승2무)를 기록하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박지성에게 익숙한 포지션이다. 대표팀에 첫 발탁된 후 2002년 한일 월드컵 본선 개막 직전까지 박지성은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1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는 QPR은 EPL 생존이 지상과제다. 승점을 따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골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2선 수비의 중심으로서 박지성의 임무가 막중하다. 현재 상황에서 박지성에게 골이나 도움을 요구하는 것은 사치스런 생각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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