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인 출신 박사 1호 박승한(61) 영남대 교수가 대한씨름협회장으로 단독 출마했다. 최태정 현 대한씨름협회장과 정경호 서울시씨름협회장 등이 거론됐지만 전혀 뜻밖의 인물이 출마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씨름협회는 지난 11일 제40대 대한씨름협회장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차기 회장 후보로 한 차례도 거론되지 않은 박승한 교수만이 대의원 추천 5명을 충족시키며 출마했다. 지난해 결산이사회에서 협회장 추천인 전제 조건을 3명에서 5명으로 늘인 게 변수로 작용했다. 5명의 대의원 추천서를 채우지 못한 최태정 회장과 정경호 회장은 차기 회장의 꿈을 접게 됐다. 제40대 대한씨름협회장은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리는 대의원 총회의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총 17표 중 과반수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박 교수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장군' 칭호를 받은 김성률 장사와 함께 운동을 했던 씨름인이다. 김성률 장사는 박 교수의 매제이기도 하다. 미국 볼 주립대학교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그는 해외에 씨름을 알리기 위해 힘써왔다. 씨름 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그는 씨름을 소개하는 유일한 영문책을 직접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스모의 경우 영문 자료가 3,000권에 달하지만 씨름은 영문 자료를 찾을 수가 없다. 씨름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서 이런 작업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사급으로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실업 선수로 활약하기도 한 그는 오랫동안 대학씨름연맹 임원으로 씨름 발전에 힘써왔고, 2009년부터 대한씨름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박 교수는 "회장은 폼 잡는 자리가 아니다. 일을 해야 하는 직책"이라며 "그동안 씨름인들이 제 일을 안 하면서 정부의 지원만 기다렸는데 나부터 열심히 해서 씨름의 부흥에 기여하겠다"며 '씨름인의 모범'이 될 것임을 약속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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