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산업단지에서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청주시 위기 대응 매뉴얼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청주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50분쯤 청주산단내 유리가공업체에서 직원 주모(28)씨가 작업도중 실수로 불산이 담겨있는 PVC파이프를 발로 밟는 바람에 8% 농도의 불산 1,500리터가 새어나왔다. 그러나 누출된 불산은 안전처리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임시 저장탱크를 거쳐 폐수 처리시설로 옮겨졌고, 기화한 불산도 시설내 흡착시설에 걸러져 외부로 유출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던 직원 주씨는 얼굴에 가벼운 부상만 입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측의 즉각적인 신고로 소방서 화학차 출동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사고 발생 사실도 1시간 안에 모든 관계기관에 통보됐다.
이렇게 피해가 경미한 것은 청주시가 지난해 발생한 경북 구미 불산 누출사고를 교훈삼아 마련한 매뉴얼에 충실히 따랐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지난해 10월 불산 등 유독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다루고 사고에 신속히 대응하는 매뉴얼 만들기에 착수했다. 유독 물질을 취급하는 252개 업체를 대상으로 화학물질 종류, 사용량, 자체 사고대처 방안 등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맞춤대응 방안을 짜냈다.
이 매뉴얼을 토대로 규모가 큰 50개 업체 담당자가 참여하는 안전관리협의회를 꾸리고 사고 대응 교육을 했다. 당시 교육에는 이번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한 업체도 참가했으며, 이 업체는 사고 때 교육 매뉴얼에 따라 신속 대응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재선 청주시 환경과장은 "사고 직후 관계 기관들이 현장에 출동해보니 이미 현장이 깨끗하게 정리돼있었다"며 "업체측이 사고 대응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불산 외부 유출은 물론 주민 피해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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