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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민심 "호남 그만 좀 이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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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민심 "호남 그만 좀 이용하라"

입력
2013.01.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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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당의 심장부인 광주를 찾았다. 대선 패배에 대한 사과 차원으로 기획한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 첫 행선지였다. 하지만 민심은 이마저도 외면했고, 원로 당원들의 쓴소리만 이어졌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와 호남지역 의원들은 이날 간담회 장소인 광주YMCA에 들어서자마자 싸늘한 민심을 피부로 느꼈다. 100석 가량이 마련됐지만 참석자는 30여명에 불과했고, 그나마 대다수가 원로당원이거나 선대위 참여 인사였다.

문 비대위원장은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의 혁신으로 백 년 앞을 내다보는 전국정당ㆍ수권정당으로 태어날 것"이라며 "따끔하게 회초리를 때려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곧바로 원로당원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안성례 전 광주시의원은 "지인들과 함께 오려고 했지만 하나같이 '말 할 가치도 없다'며 오지 않겠다고 했다"며 "우리는 논밭 다 팔아가며 민주당을 만들었는데 정작 민주당은 대선 승리를 위해 올인 하지도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구 지역위원회 서오규 고문은 4ㆍ11 총선 공천 실패를 거론하며 "정당이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대선 당시 광주지역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무진 스님은 "민주당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은 채 지금도 계파에 연연하고 있다"면서 "계파정치를 없애고 지역구도를 타파할 방안을 연구하라"고 말했다. 박종택 고문은 "이번에 혁신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죽는다"며 "모두가 의원직 사퇴를 각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주 서구 양동시장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매서운 질책이 이어졌다. 한 상인은 "채찍을 맞으려면 야무지게 맞으라"면서 "호남 사람들을 그만 좀 이용해 먹으라"고 일갈했다.

다른 상인은 "안철수 현상에 왜 국민이 열광했는지 제발 고민 좀 하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16일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 이틀째 일정으로 부산ㆍ경남을 찾을 예정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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