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함정에 배치될 다목적 헬기로 유럽산 '와일드캣'(AW-159)이 최종 결정됐다. 애초 미국산 '시호크'(MH-60R)가 유력했으나, 가격이 막판 결정적 변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은 15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6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해상작전헬기사업 기종으로 유럽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의 와일드캣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5,890억원 규모인 해상작전헬기사업은 2016년까지 차기호위함 등에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헬기 8대를 구매하는 사업으로 미 시코르스키사의 시호크가 와일드캣과 경합해왔다.
방사청이 지난달 26~28일 진행한 기종결정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기종은 시호크였다. 무장 탑재 능력과 엔진 출력 등이 월등해 와일드캣을 제치고 사실상 낙점됐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러나 막판 가격 협상 과정에서 와일드캣 쪽으로 방향이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 관계자는 "4개 평가 기준 중 성능에서만 시호크가 우위를 보였고 비용과 운용 적합성, 계약 및 기타 조건에서는 와일드캣이 앞섰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차기호위함에 싣기에는 시호크가 다소 크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했다.
와일드캣은 현재 해군이 운용 중인 '링스' 헬기의 개량형으로, 적 수상함과 잠수함에 대항하는 대함ㆍ대잠 작전과 대테러 작전 지원, 병력 수송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신형 레이더와 음파탐지장비(소나)를 장착하고 있으며 대함유도탄과 어뢰, 기관총 등으로 무장할 수 있다. 길이 15.22m, 높이 4.04m에 최대 속도는 시속 259㎞다.
다만 최대 이륙 중량이 5,987㎏으로 시호크(1만659㎏)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군 관계자는 "무장 능력에 한계가 있는 와일드캣의 경우 1회 출격 때 대함ㆍ대잠 작전을 동시에 수행하긴 어렵다"며 "가격을 감안해 현실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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