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엿새 앞둔 15일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강국(68·사법시험 8회ㆍ사진) 헌법재판소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자신의 후임 후보인 이동흡(62·사시 15회) 헌재 소장 후보자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헌재 소장은 사회 갈등과 대립을 통합해야 하는 조직의 수장인 만큼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선출돼야 하는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소장은 2006년 전효숙 헌법재판관의 헌재 소장 낙마 당시를 떠올리며 "6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고, 6년 후에 또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법으로 헌재 소장을 재판관 호선(互選)으로 선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현행 헌재 소장 6년 임기를 2~3년 정도로 줄이면서 재판관 2~3명이 번갈아 소장을 맡는 방식을 말한다. 이 소장은 또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처럼 헌재 재판관을 선출할 때 의회의 과반이 아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하도록 해 정치적 편향성이 심한 사람은 재판관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방안이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라며 "개헌 논의가 이뤄질 때 이 문제도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퇴임 후 법률구조공단에서 법률상담 자원봉사를 하면서 대학에서 후배 법조인을 위한 교육에도 힘쓸 생각이다. 그는 "다시는 공직에 몸을 담지 않을 계획"이라며 "통일이 된다면 통일헌법을 만드는 데 참여하고 싶은 것이 내 마지막 소망이자 희망"이라고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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