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주택에서 부부싸움 중 돌도 안된 영아가 창문을 통해 3층 아래로 떨어졌으나, 다행히 천막에 걸려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아이 아버지가 고의로 아이를 창밖으로 던진 것으로 판단, 현장에서 긴급체포해 1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후 11시30분쯤 부산 사상구 감전동 주택 3층에서 김모(44)씨 부부가 말다툼을 벌이다 이달 첫돌을 맞는 아들이 창문 밖으로 떨어졌다. 놀란 부부는 급히 창 아래를 내려다봤고, 다행히 아이는 1층 상가에 설치된 폭 1.8ｍ가량의 천막 위에 걸려 있었다. 김씨 아내(43)가 아이를 구하러 내려간 사이 천막 위에 있던 아이는 또 다시 3.2ｍ 아래 1층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러나 아이는 얼굴에 멍과 타박상만 입었을 뿐 구사일생으로 다른 이상은 없었다. 바닥에서 3층 집까지의 높이는 무려 7.65ｍ. 아이가 천막이 아닌 땅바닥으로 떨어졌다면 참사를 빚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사건 경위를 놓고 경찰조사 과정에서 이들 부부의 진술은 엇갈렸다. 김씨는 "서로 아기를 보겠다고 옥신각신하다가 아들을 놓치는 바람에 열린 창문을 통해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아내는 "술에 취한 남편이 업고 있던 아들을 빼앗아 창문을 열고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씨가 최초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직원에게 "자신이 던졌다"고 말한 점과 "평소 술에 취해 가족들을 괴롭혔다"는 주변인들의 진술 등에 따라 김씨가 고의로 아이를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보고 이날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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