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부모 10명 가운데 7명은 아들ㆍ딸 구분 없이 모든 자식에게 유산을 고루 나눠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저출산 현상 등으로 '유산은 장남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전통적 인식이 크게 바뀐 것이다.
14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유산상속 동기변화 전망과 정책과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국 만 5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재산 상속 방법'을 설문 조사한 결과 65.8%가 "모든 자녀에게 재산을 고루 상속하겠다"고 답했다. 장남에게만 물려주겠다는 응답은 4.8%에 불과했다. 표본 수 차이를 보정한 2004년 조사와 비교할 때 '자녀들에게 고루 나눠준다'고 답한 비율은 27.2%포인트나 늘어난 반면 '장남에게만 상속하겠다'는 응답 비중은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모든 자녀에게 상속하되 장남에게 더 많이 상속하겠다고 답한 이는 15%였고 5.3%는 효도한 자녀에게 주겠다고 밝혔다. 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이는 6.9%였고 딸을 뺀 아들들에게만 고루 나눠준다는 이는 2.2%로 극소수였다.
지역별로 보면 유산을 고루 배분하겠다는 응답은 서울에서 가장 높았으며(72.9%) 충청도(55.2%)에서 가장 낮았다. 장남에게만 주겠다고 답한 비율은 전라도(7.2%)와 경상도(6.5%)에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상당수(40.9%)는 '죽기 전 적당한 시기'에 나눠주겠다고 답했고 23.5%는 유언 등을 통한 사후 상속을 생각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자녀를 2명 이상 갖지 않는 저출산 시대에 자녀들에게 유산이 평등하게 나눠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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