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이 넘도록 북한 인권 상황은 여전히 처참한 수준이라고 나비 필레이 유엔 최고인권대표가 14일 지적했다.
필레이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 20만 명이 6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고 수감자들은 고문, 성폭행, 처형을 당하고 강제 노동을 해야 하는 등 반인권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독립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은 유엔인권이사회(UNHDR) 특별조사팀이 지난해 9월 제출한 조사 결과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출한 생존자 2명과의 면담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필레이 대표는 "탈북자들은 국제적 인권 규범을 거스르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고발했다"고 규탄했다. 그는 한 여성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낳은 신생아를 나뭇잎이나 낡은 양말을 꿰매 만든 이불로 감싼다고 증언한 것을 언급하며 "끔찍하다"고 표현했다. 그가 만난 또 다른 탈북자는 태어난 직후부터 23년간 정치범 수용소에서 자랐는데 고문을 당하고 강제 노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14세 때 엄마와 형제의 처형을 지켜봐야 했다고 소개했다.
필레이 대표는 또 북한이 경범죄에 사형 선고를 내리고 있으며, 1970~80년대에 남한과 일본 국적 사람들을 납치한 일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필레이 대표는 "새로운 지도자가 들어서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개선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전세계에서 최악이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이나 로켓발사 문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들 문제 때문에 처참한 인권 상황이 간과돼선 안된다"며 "인권문제는 모든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제네바 주재 북한 유엔 대표부는 필레이 대표의 지적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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