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각 부처의 이기주의 행태에 대해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권 인수인계 시기의 어수선한 틈을 타서 부작용이 심각해질 수 있는 정책들을 각 부처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게 없는지 각 수석실이 중심이 돼 점검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정부조직이 개편되고 부처 기능이 조정되는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일부 부처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몸집 불리기'와 '영역 다툼' 차원에서 인수위에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과거 경험을 토대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2008년 정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처의 조직적 반발에 부딪치자 "반(反) 변화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인수인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중심이 돼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언급을 전달한 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예시한 것은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큰 규모의 인허가권이나 부처 이기주의 등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인수위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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