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중금속인 수은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구속력 있는 첫 국제협약이 조만간 합의돼 10월 국제회의에서 이에 관한 조약이 정식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각 국은 할당된 양만큼 전지 등 수은이 포함된 제품의 사용을 감축해야 한다.
13~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130여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은 배출규제 국제협약을 위한 5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각국 대표들은 현재 국가별 수은 배출한도를 지키기 위한 사용금지 제품과 제조공정 목록 등을 작성하고 있다. 수은이 포함된 제품의 수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도 논의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회의에서 수은 배출규제 국제협약으로 일본과 유럽연합(EU)이 공동 제안한 '미나마타 조약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14일 보도했다. 미나마타 안은 2018∼2020년 수은을 사용한 체온계와 혈압계를 비롯한 수은전지와 치아 치료용 아말감 등 18개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사용금지 시점은 제품별로 다르다. 수은이 일정량 이상 포함된 형광램프는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제조와 수ㆍ출입이 금지되고, 수은식 혈압계와 수은전지는 2020년부터 금지된다.
미나마타 안이 수은규제 국제협약으로 최종 결정되면 10월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이 안은 정식 조약으로 채택될 예정이다. 페르난도 루그리스 우루과이 대표 겸 국제회의 의장은 "참가국들이 회의 첫날 초안에 이미 합의했을 만큼 진행이 원활하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유엔환경계획(UNEP)은 보고서를 통해 "상온에서 액체상태인 수은이 육지에서 바다로 배출된 양만 지난 100년간 2배 늘었다"며 "수은 배출을 줄이지 않을 경우 어패류 섭취 등을 통해 인체에 수은이 축적돼 심각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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