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로풋볼리그(NFL)는 흔히 '쿼터백 싸움'으로 불린다. 야구에서 투수, 배구에서 세터 이상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쿼터백은 공격권을 쥐고 있을 때 '컨트롤 타워'역할을 한다. 러닝백에게 볼을 넘겨 정면 돌파를 시도할 것인지, 적진 속으로 파고 든 와이드리시버에게 패스를 연결할 것인지, 그도 아니면 자신이 직접 볼을 들고 적진으로 뛰어 들지를 결정한다.
이 가운데 쿼터백의 본령은 패스 연결이다. 패스 성공 거리와 터치다운 패스의 횟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35)가 다시 한번 NFL 최고 쿼터백임을 확인시켰다.
네 번째 슈퍼볼 우승에 도전하는 브래디는 14일(한국시간) 매사추세츠주 폭스보로의 질레트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텍산스와의 2012 NFL 플레이오프 2라운드 홈 경기에서 터치다운 패스 3개를 포함, 344야드 패싱에 성공하며 41-28의 완승을 지휘했다.
하프타임까지만 해도 승부는 예측 불허였다. 뉴잉글랜드는 17-13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브래디의 관록이 빛을 발했다. 뉴잉글랜드가 선공에 나선 가운데 브래디는 첫 번째 패스 연결에 실패했지만 이후 네 차례 송곳 같은 패스를 뿌리며 57야드를 전진시켰다. 뉴잉글랜드는 결국 3분30초께 스티번 리들리의 러싱 터치다운 성공으로 후반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브래디는 이어 3쿼터 종료 1분 21초를 남기고 브랜든 로이드에 5야드짜리 패스를 연결하며 개인 통산 40번째 포스트 시즌 터치다운 패스 성공 고지에 올라섰다. 포스트시즌에서 40개 이상의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킨 쿼터백은 NFL 역사상 브래디가 세 번째에 불과하다.
브래디는 4쿼터 시작 1분 53초 만에 33야드 장거리 패스로 터치다운에 성공, 38-13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00년 뉴잉글랜드 유니폼을 입고 NFL에 데뷔할 당시만 해도 브래디는 철저한 무명이었다. 그러나 2년 차 시즌 때 주전 드루 브래드소의 부상을 틈타 '붙박이'로 발돋움했고, 2002년 슈퍼볼 우승을 이끌며 '전국구 슈퍼 스타'로 떠올랐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슈퍼볼 2연패를 이끄는 등 '포스트 시즌의 사나이'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2008년과 지난 해 슈퍼볼에서 뉴욕 자이언츠를 상대로 거푸 고배를 들었다. 특히 일라이 매닝과의 쿼터백 대결에서 완패하며 '포스트 시즌의 사나이'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 브래디는 특유의 정확한 판단과 송곳 패스로 '넘버원 쿼터백'의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있다.
브래디가 이끄는 뉴잉글랜드는 21일 막강 수비를 자랑하는 볼티모어 레이븐스를 상대로 슈퍼볼 진출권을 다툰다.
한편 애틀랜타 팰컨스는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홈 경기에서 30-28의 극적인 재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결승에 올랐다. 애틀랜타는 종료 31초를 남기고 27-28로 역전당했지만 종료 8초를 남기고 맷 브라이언트의 49야드짜리 필드 골이 골대를 통과하며 30-28, 극적인 재역전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애틀랜타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슈퍼볼 진출을 놓고 21일 조지아돔에서 격돌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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