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건물 지하 기도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신도 4명이 숨졌다. 화재는 15분여 만에 진화됐지만 50ㆍ60대 사망자들이 제대로 대피하지 못해 숨진데다 불길이 치솟기 전 발생한 폭발의 원인도 뚜렷하지 않는 등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
14일 오전 9시50분쯤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3층짜리 건물 지하에 있는 H기도원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나 원장 나모(52ㆍ여)씨와 여성 신도 이모(64·여)씨, 구모(65)씨 부부 등이 숨졌다.
불은 기도원 내부 132㎡를 태우고 15분여 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기도원에는 사망자 4명이 이날부터 17일까지 예정된 부흥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나씨 등은 기도원 출입구에서 불과 15㎙ 정도 떨어진 부엌과 기도실, 방에서 각각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밀폐된 지하공간에서 큰 폭발음에 놀라 미처 대피할 틈도 없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벽면에 붙어있던 방음재 등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최초 발화 원인을 밝혀줄 단서를 찾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장감식 결과 기도원 출입구 쪽 전선 단락(합선) 흔적이 나타나 이곳을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했으나 폭발 원인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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