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35ㆍ204㎝)이 변하자 동부도 웃는다. 동부는 14일 현재 13승19패로 9위에 처져있지만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를 거뒀다. 완연한 상승세에 접어 들어 5위 KT(15승17패)와의 승차도 2경기로 줄였다.
이승준은 팀이 연패에 허덕일 때 비난의 중심에 섰다. 당시 강동희 감독은 "이승준이 공격과 수비 모두 혼자만 하려고 한다"고 공개적으로 질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팀에 녹아 들지 못하고 겉돌던 이승준에게 변화가 생겼다. 외곽 플레이를 지양하고 골 밑에서 확률 높은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또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승준은 외국인 선수와 활동 반경이 겹치지 않도록 움직임을 가져간다. 리차드 로비(195㎝)와 줄리안 센슬리(202㎝)가 주로 외곽에서 공격을 풀어가기 때문에 자신까지 밖에서 슛을 던지면 리바운드를 잡을 선수는 김주성(205㎝)뿐이다. 시즌 초반엔 이런 악순환이 반복돼 동부가 어려움을 겪었다. 동부의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는 31.6개로 9위다.
그러나 점점 이승준이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큰 키와 높은 탄력을 앞세워 블록슛을 하는 등 높이의 우위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김주성이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1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김주성의 공백을 메우고자 책임감을 갖고 종횡무진 코트를 누볐다.
강 감독은 13일 삼성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팀에 녹아 들고 있는 느낌"이라며 "공수에서 원했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궂은 일에 집중하고, 팀 성적도 올라가니 자신의 역할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준은 "감독님이 주문한 수비와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임하니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며 "처음엔 새로운 전술이 많아 손발이 어려웠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나아지는 것 같다. 지금 분위기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팀의 기둥 김주성은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아 17일 전자랜드전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 관계자는 "큰 부상이 아닌 허리를 삐끗한 거라 상태를 지켜봐야겠지만 충분한 휴식 시간이 있어 전자랜드와의 경기엔 뛸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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