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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말미잘 활용 첨단소재 개발… 해양 생명공학 분야의 선두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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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말미잘 활용 첨단소재 개발… 해양 생명공학 분야의 선두 주자"

입력
2013.01.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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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이번엔 차형준(46) 포스텍 화학공학과 석좌교수를 '해양생명공학 분야 선두주자이며 홍합박사'라고 추천했다.

차형준 교수를 그가 대학원생이었던 20년 전에 처음 만났다. 나는 차 교수의 박사학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는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그는 그 때 벌써 훌륭한 과학자가 될 조짐을 보였다. 차 교수는 1999년에 미국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포스텍 조교수로 부임한 이래, 분자생명공학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해양생명공학에서 독보적인 연구를 수행 중이다. 홍합에서 추출한 접착단백질로 접착원천소재를 개발해 홍합박사라는 닉네임도 얻게 됐다.

차 교수가 이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00년 초. 홍합접착단백질의 우수성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경제성 측면에서 실용화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던 때, 차 교수가 실용화 가능성을 놓고 연구에 돌입했다. 당시 처음 발견된 한 종류의 홍합접착단백질에 집착하던 대부분의 연구자와 달리, 차 교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여러 종류의 접착단백질을 동시에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아이디어는 적중했고, 그 결과 세계 최초로 접착력이 우수한 하이브리드 생체접착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했다. 홍합접착단백질 연구는 전세계 여러 연구팀들이 경쟁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차 교수 연구팀에 필적할 만한 경쟁상대는 없다.

차 교수가 개발한 홍합 생체접착소재는 외과수술 시에 봉합사 대신 사용이 가능하고 치과용 접착 소재로도 쓸 수 있다. 이밖에 무해한 목재용 접착제, 인공모발용 접착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차 교수는 이러한 세계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국토해양부의 '해양바이오산업 신소재기술 개발사업'에 선정돼, 연구단장으로서 다양한 해양생명체를 이용한 혁신적인 바이오 원천 소재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중에는 최근에 화제를 모았던 '말미잘 유래 실크 소재 개발'을 비롯해, 생명체의 광물화 메커니즘을 모사한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과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 기술 등이 포함돼 있다.

차 교수는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2011년 포스텍의 차세대 과학자로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세아 석좌교수'로 추대되었다. 세아 석좌교수란 세아제강 이운형 회장이 기탁한 15억원의 기금 수익금으로 연구비를 지원받는 교수를 말한다.

차 교수는 또한 연구활동으로 바쁜데도 불구하고 대중강연을 통한 과학의 대중화에도 노력하고 있으며, 국내외 학술활동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국제학술 활동으로서 생명공학 분야의 여러 국제학술지에 초빙돼 편집인과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이러한 열정과 성실성 덕분에 차 교수는 생명공학 학계에서도 손꼽히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차 교수는 종종 말하곤 한다. "자연의 생명체보다 기능면에서 더 우수한 인공물질이나 기술은 없으므로 생명체를 제대로 모방할 수 있다면 우리 인류에 유용한 소재나 기술을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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