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는 'working class'도 있고 'blue-collar worker'도 있다. 둘 다 맞는 표현이지만 항상 똑같은 어감을 갖지는 않는다. 전자는 직업을 신분과 계급으로 구분하는 영국식 표현이고, 후자는 미국식 표현이다. 어느 것이 더 낫다 못하다 할 것도 없지만 두 표현 방식을 놓고 우리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World English 얘기가 나오면서 통용어로의 영어(lingua franca)가 이제 unifying English, working English, global English 같은 말로 통하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의 '무역 영어(Trade English)'는 어느덧 Business English라는 명칭으로 바뀌고 뒤이어 '세계 영어'라는 더 큰 목적 지향의 명칭으로 변하고 있다. 외교, 행정 목적의 영어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보 교환과 학문 교류의 목적으로 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영어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느 방식을 택하는 것이 더 유리하고 좋은지 고민할 단계다.
가령, 'Thank you'라는 말을 듣고 미국인들은 'You're welcome'을 쓰고 요새는 'No problem' 'Any time' 'No sweat'도 사용하는데, 비 미국계 사람들 중에는 'Cheers'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가. 남의 앞을 지날 때 미국인들은 'Excuse me!'라고 말할 뿐 결코 'Sorry'를 말하지 않는다. 'How are you?'라는 인사의 대답엔 'Fine, thanks'도 가능하지만 'Not too bad'라는 영국식 표현도 가능하다. 아무거나 뒤섞어 쓰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영남 언어와 호남 언어를 혼용하는 것만큼이나 헷갈리게 된다. 미국인들은 '오늘 날씨가 좋다' 를 'The weather is nice today'라고 말하지만, 'The weather is not bad today'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미국인의 'I'll talk to him tomorrow'와 영국인의 'I'll have a word to him tomorrow' 사이에는 어감 차이가 있고, 미국인의 'Oh, you frightened me'와 영국인의 'Oh, you gave me a fright!'사이에는 생각의 차이가 있다. 미국인들이 'Let's dance'식의 표현 방식을 선호하고 영국인 중에는 'Let's have a dance'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앞서 말한 차이의 사례가 된다. 여러 가지 표현 방식을 혼용하기보다는 일관된 표현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World English를 터득하는 요령이자 전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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