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그룹이 북한에서 운영해온 평화자동차와 보통강호텔 지분을 북측에 모두 넘기고 평양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기 위해 북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통일그룹의 유통사업 제안에 원칙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그룹 고위 관계자는 11일 "통일그룹과 북한 무역회사의 합작형태인 평화자동차와 보통강호텔의 통일그룹쪽 지분을 최근 모두 북측에 모두 넘긴 것으로 안다"며 "대신 평양 시내에 남한의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사업 진출을 위해 북측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장마당 같은 곳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형태는 있지만 대형 매장에서 물건을 파는 것은 아직 민간 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도 "북한 당국이 통일그룹의 유통사업을 구두로 허락하는 등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현 체제 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 가능할지 협의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 운영을 위해 평양 내에 대형 건물을 신축할지, 팔 물건은 어디에서 어떤 상품들을 조달할지 등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개장 시기와 관련해서는 "대북사업은 남북관계나 북미관계 등 정치적인 변수에 영향을 받기 마련"이라며 "그런 변화의 조짐들이 있어야 구체적인 사업 일정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평화자동차는 통일그룹과 북한 기계공업성 산하 무역회사 조선민흥총회사가 2,000만달러를 투자해 각각 70%, 30% 지분을 갖고 2002년부터 가동해온 남북경제협력을 상징하는 회사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의 기술을 이전 받아 승용차를, 중국 기술로 트럭 등을 조립해서 팔아 수익을 내왔다. 보통강호텔은 통일그룹의 대북사업을 관리해온 미국 시민권자인 박권상 사장이 외국인 투자 방식으로 세워 운영해왔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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