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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아이들 희망의 슛 던지게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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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아이들 희망의 슛 던지게 해야죠"

입력
2013.01.1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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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8년 5만8,007명이던 다문화 가정 자녀가 지난해 16만8,583명으로 세 배 가량 뛰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이들을 위한 제도나 인식 개선이 부족하기만 하다. 그렇게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외톨이'로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천수길(53) 글로벌 프렌즈 감독이 팔을 걷어 붙였다. 우연히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운동장에 홀로 앉아 흙을 만지작거리던 학생을 보고 결심이 섰다. 천 감독은 "그 동안 내 눈으로 봤던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학교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며 "대부분 이들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하교 후 집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자신이 해 왔던 농구를 통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를 심어주고 싶었다. 다문화 유소년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의 창단 배경이다. 천 감독은 배재고와 단국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은퇴 이후 대한농구협회 홍보이사, 전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5월 공식 창단한 글로벌 프렌즈는 이라크, 모로코, 방글라데시, 캐나다, 아프가니스탄 등 13개국 출신 30여명으로 구성됐다. 팀은 중등부와 초등부로 이뤄졌다. 여행 전문 업체 하나투어가 글로벌 프렌즈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청했다.

글로벌 프렌즈는 하나투어의 도움을 받아 11일 2박3일간의 제주 전지훈련을 마쳤다. 10일에는 단국대 농구부와 함께 합동 훈련 및 친선 경기를 치렀다.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과 배우고자 하는 의지에 대학 형님들은 기쁜 마음으로 함께 했다. 석승호 단국대 코치는 "농구 자체를 즐기고 농구로 하나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아버지를 둔 글로벌 프렌즈 주장 베이잔(오산중2)은 "차원이 다른 대학생 형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뻤다"면서 "글로벌 프렌즈에서 단결력과 리더십 등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김선우(보광초5)-김선아(보광초3) 남매는 "농구와 관광을 함께 하니까 너무 즐겁다"며 마냥 웃었다. 김선우는 "팀에서 농구만 배우는 줄 알았는데 농구를 통해 친구들과 어울리고, 다른 사람들도 만나면서 즐거움이 생겼다"고 밝혔다. 동생 김선아는 "농구를 잘 모르지만 오빠가 웃으며 농구하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천 감독은 "다문화가정 출신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나 외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이런 인재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언젠가 크게 후회할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 기업들이나 한국프로농구연맹, 대한농구협회 차원에서 유소년농구 특히 다문화가정 어린이를 위한 농구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주=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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