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때 입문 중동고 3학년때 21경기서 20골 33어시스트연세대 진학후 '라이벌 킬러'13일 세르비아국제대회 MVP·최다 득점 상노려"감각은 최고인데 체력이…""올 목표는 몸짱 되기"
강원 평창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국가적인 경사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계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하계 올림픽의 축구, 그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의 관중 동원 절반을 아이스하키가 책임졌다. 현재 한국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꽃'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들은 동계올림픽 개최 사실에 환호하지만 아이스하키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평창 올림픽에 아이스하키가 출전할지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희망은 있다.
네 살 때 아이스하키를 시작하고 초등학교 때 유럽, 북미 에이전트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은 신동이 있다. 아이스하키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온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꿈을 다지고 있다.
연세대 2학년 신상훈(20)의 이야기다. 신상훈이 중동고에 재학하던 시절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은"여태껏 한국 아이스하키에서 볼 수 없었던 천재적인 재능이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그럴 만 했다. 고교 아이스하키 무대에서 신상훈을 막을 자는 없었고 믿어지지 않는 기록을 쌓아갔다. 중동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그는 21경기에서 20골 3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연세대에 진학한 후에도 맹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아이스하키에서 가장 큰 승부로 평가되는 고려대와의 라이벌전에서 빠짐없이 골을 터트리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신상훈은 지난해 10월 고려대와의 유한철배 대회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6-3 승리를 이끄는 등 라이벌전에서 유독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입생이 '라이벌 킬러'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주위에서는 '몇 십 년 만에 나올까 말까 한 재능'이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윤성엽 연세대 감독은 "나이가 어려 체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아이스하키 감각은 최고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를 축적하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상훈의 잠재력을 극찬했다. 심의식 한라 감독도 "경기력은 뛰어나다. 경험만 쌓이면 대표팀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재능"이라고 신상훈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국에서는 최고로 꼽히지만 신상훈의 꿈은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세계 무대로 발돋움 해보고 싶다는 꿈을 지니고 있다. 칭찬을 많이 받고 있지만 스스로는 '우물 안 개구리'라고 생각한다.
국제대회에 나설 때면 다부진 각오를 다지는 이유다. 13일(한국시간)부터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시작되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디비전 2 B그룹 대회(20세이하)를 앞둔 신상훈은 "MVP나 최다 포인트 상을 받고 싶다"고 의욕을 밝혔다.
오는 4월에는 성인 대표팀이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선수권 디비전 1 A그룹에 나선다. 신상훈은 이례적으로 대표팀 선발이 논의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빼어난 개인기를 높이 평가한 일부에서는 '미래를 위해 대표팀 경험을 축적시켜야 한다'는 논리로 대표팀 발탁을 주장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쿨'하다. "국제 대회에서 경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아직까지 대표팀에서 '형님'들과 경기를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종합선수권에서 형님들과 처음 상대해보고 몸살을 겪은 탓이다. 힘과 스피드에서 한 수 앞선 실업팀과 경기에서 신상훈은 '하키 천재'의 재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신상훈의 2013년 목표는 '몸짱 되기'다. 파워를 겸비하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실현해 볼 생각이다. 마침 형 신상우(26ㆍ한라)는 대표팀에서도 손꼽히는 '몸짱'이다. 신상훈은 형에게 단단한 몸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을 물어볼 작정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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