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축구다. 금세기 최고의 축구영웅 리오넬 메시가 소속된 세계최강 FC바르셀로나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축구의 도시 못지 않게 컨벤션의 도시이다. 바르셀로나가 전시회 비즈니스에 뛰어든 건 120년이 넘었다. 축구보다도 긴 역사다.
바르셀로나는 1888년 제 9회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전시회의 도시로 떠올랐다. 바르셀로나가 현재 각종 전시회 개최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30억 유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행사는 매년 2월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이다. 2006년 프랑스 최고의 휴양도시이자 영화제 광고제 등 대형 문화 컨벤션으로 유명한 칸을 따돌리고, 세계이동통신협회(GSMA)로부터 유치권을 따낸 바르셀로나는 올해로 7년째 MWC를 개최하고 있다. 이미 2018년까지 유치권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원래 2011년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바르셀로나는 모바일월드센터 등 전시회 시설 확충을 내세워 재계약에 성공했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MWC 관람객을 겨냥해 음식점 상가 박물관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전시회 할인 카드를 제공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
MWC가 바르셀로나에 안겨주는 경제적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열린 MWC만해도 전세계 이동통신업체 관계자 3,000여명을 포함해 6만여 명이 바르셀로나를 찾았다. 이 가운데 절반은 대기업 임원급 이상이어서 만만찮은 비용을 바르셀로나에 쏟아 붓고 갔다. 업계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MWC 개최로만 35억 유로를 벌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덩달아 호텔 등 숙박시설과 음식점, 쇼핑상가, 관광, 운송 등 관련 산업들도 특수를 누린다. MWC 기간 특급호텔 숙박비는 하루 100만원을 넘어간다.
바르셀로나의 MWC 성공은 다른 IT전시회를 여는 도시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독일 정보통신전시회(세빗)를 개최하는 하노버는 미국 가전전시회(CES)와 MWC 등에 눌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세계 최대 IT업체인 삼성전자조차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아예 참가하지 않았을 정도. 그러나 전시회 주최측인 도이치메세가 적극 홍보를 펼치면서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다시 참가하기 시작했다.
독일 베를린은 독특한 방식으로 매년 9월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를 홍보한다. 매년 4월이면 전세계 언론들을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로 초청해 사전홍보 행사를 갖는다. 또 붉은 머리, 붉은 색 복장의 '미스 IFA'라는 캐릭터도 만들어 눈길을 끈다. 주한 독일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사전 홍보 행사는 다른 전시회와 다른 IFA만의 특징으로, 1924년 시작돼 오랜 역사를 지닌 IFA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준다"고 설명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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