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방어에도 불구하고 환율 1,060원이 붕괴됐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5.7원 떨어진 1,054.7원에 장을 마쳤다. 2011년 8월 2일(종가 1,050.8원) 이후 17개월 만에 1,050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날은 특히 환율 하락 요인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영국 중앙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한데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개장과 더불어 2.5원이나 내렸다. 매수세가 추가 하락을 막았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다시 하락 반전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에 힘을 실으면서도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당국이 미세 조정에 나서 하락폭을 그나마 줄인 것"이라며 "1,05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주엔 숨 고르기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설상가상 엔화 약세마저 겹쳐 원ㆍ엔 환율은 1,100원대로 주저앉았다. 엔ㆍ달러 환율이 90엔을 넘보면서 이날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1,180원대로 떨어졌다. 이는 2010년 5월 5일(저가 1,173.61원)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일본과 경쟁하는 수출기업들에겐 비관적인 소식이다.
그러나 신운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의 비가격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환율이 큰 폭으로 변동하지 않는 이상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0.13포인트(0.5%) 내린 1,996.67, 코스닥지수는 0.94포인트(0.18%) 오른 515.42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동결 영향으로 각 0.06%포인트, 0.05%포인트 오른 2.76%, 3.05%를 나타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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