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청소방, 30분에 3만5,000원. 최고의 매니저들과 야릇한 시간을'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지하철2호선 선릉역 인근. '귀청소방'이라는 간판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귀청소방 전단지에는 낯뜨거운 차림의 여성 사진을 배경으로 유사성행위를 암시하는 문구와 함께 휴대폰 번호가 적혀있다. 귀 청소만 하는 게 아니라 13만~20만원 정도 내면 유사성행위도 가능하다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서울 북부지법 오원찬 형사4단독 판사가 성매매 특별법 위헌법률 심판제청을 결정한 데는 성매매 여성의 형사처벌이 성매매 근절 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성매매특별법 발효 9년째지만 건전한 성풍속 확립이라는 법 취지와 달리 성매매의 음성화 확산과 각종 변태 업체화 한 게 현실이다. 단속강화에도 집창촌 영업은 여전한 반면 오피스텔 등 주택가까지 성매매 업소가 독버섯처럼 파고들었다. '키스방' '페티시클럽' '이미지방' 등 유사성행위 업체들도 도심에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실제로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에만 '구강성교'를 해주는 립카페들을 중심으로 유사성행위업소가 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청은 전담 단속인력을 150명까지 늘려 성매매 전단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매일 새벽이면 거리에 전단지가 수북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에 단속된 성매매업소 64곳 중 가장 많은 11곳이 오피스텔을 기반으로 성매매를 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오피스텔 성매매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하고, 오피스텔 근처 차량에서 알선책에게 현금을 준 뒤 오피스텔에서 성행위를 한다"며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만 워낙 은밀해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전만큼 활발하지 않지만 집창촌도 여전하다. 10일 오후 속칭 '청량리 588'의 20여개 업소에서는 속옷이 훤히 내보이는 여성들의 호객 행위가 한창이었고, 일부 업소는 발레파킹까지 해줬다.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 천호동 텍사스 등 다른 집창촌 역시 마찬가지다. 집창촌 업주들로 구성된 한터전국연합회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는 전국에 1,200곳에서 4,000여명의 여성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성매매 위반 사범 2만1,123명이 검거돼 이중 235명이 구속됐다. 하지만 성매매 혐의로 검거된다 하더라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업소는 버젓이 영업을 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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