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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MBT, 음식물 폐수 무단 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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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MBT, 음식물 폐수 무단 방류했다

입력
2013.01.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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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초로 운영 중인 경기 가평군의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MBT)에서 음식물쓰레기 폐수(음폐수)를 오수관에 무단방류한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가평읍 상색리 자원순환센터 내에 지난해 완공된 MBT는 가연성 생활폐기물로 고형연료(RDF)를 생산하는 최첨단 폐기물 처리시설이지만 오히려 환경오염을 유발한 격이 됐다.

무단방류는 한 시민이 가평 MBT 내부를 촬영한 사진에 의해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한 사진에는 가평 MBT 1층 폐수처리장 배관에 호스를 연결한 모습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호스는 MBT 건물 외부로 빠져 나와 센터 내 도로를 따라 설치된 오수관 맨홀까지 이어졌다.

오수관에 투입된 호스 끝에서는 황토색 음폐수가 대거 쏟아져 나왔다. 사진을 찍은 A씨는 "시험가동 기간이었던 지난해 6월부터 겨울 추위가 오기 전까지 주로 야간에 무단방류가 이뤄졌고, 방류량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평 MBT는 국비를 포함해 약 178억원이 투입된 시설로 2010년 말 착공해 지난해 초 완공됐다. 하루에 생활폐기물 65톤과 음식물쓰레기 10톤을 처리할 수 있다. 민간업체인 H사가 가평군과 운영관리 위ㆍ수탁계약을 맺어 지난해 9월까지 시험가동 뒤 본격가동에 들어갔다.

MBT 주변에 매설된 오수관은 직원들이 빨래나 샤워 등을 할 때 발생하는 생활하수가 흐르는 관이다. 이 관은 자원순환센터 내 위생매립지를 거쳐 침출수처리장까지 연결된다. 침출수처리장의 폐수는 현리하수종말처리장으로 옮겨져 처리되지만 가평 MBT 측은 관리권자인 경기도에 하루 15톤의 음폐수를 탱크로리에 옮겨 담아 분뇨처리장으로 보내겠다고 사전에 배출신고를 했다. 음폐수는 생활하수보다 유기물과 염분 농도가 높고 기름성분도 많은 폐수다. 국내에서도 올해부터 음폐수와 분뇨 등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될 정도로 환경오염 우려가 크다.

H사 측은 신고사항과 다르게 음폐수가 방류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무단방류가 이뤄진 시점과 기간, 방류량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H사 관리자는 "어떤 형태로든 오수관에 방류한 것은 잘못이지만 매립지 침출수와 합쳐진 뒤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경기도는 그 동안 무단방류 사실을 모르고 있다 올해 초에서야 가평군의 뒤늦은 보고를 받고 상황을 인지했다. 도 관계자는 "공공수역에 방류했다면 고발해야 하지만 환경부 업무지침상 하수처리장에서도 음폐수 처리는 가능하다"며 "현장조사를 거쳐 신고사항 이외의 방법으로 무단방류를 했다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MBT(Mechanical Biological Treatment): 기계적인 방법(MT)과 생물학적 방법(BT)을 조합해 폐기물을 고형연료로 만드는 공정. 가평군 외에 경남 남해군이 가동 중이다. 수도권매립지와 강원 원주시, 경기 부천시, 전북 부안군도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을 운영하지만 MT로 분류된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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