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야전 사령관 김선형(25ㆍ187㎝)의 플레이는 흡인력이 강하다. 팬들을 열광시키는 화려함이 있다. 현재 프로농구 코트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수라는 사실이 올스타 팬 투표에서 확인됐다. 김선형은 9일 자정 종료된 2012~13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 팬 투표 결과 총 7만1,467표를 얻어 7만1,032표의 양동근(모비스)을 제치고 최다 득표의 영광을 누렸다. 2001년 올스타 팬 투표가 도입된 후 SK 선수가 최다 득표 선수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데뷔 시즌 폭발적인 플레이로 '차세대 슈퍼 스타감'으로 평가됐던 김선형은 2년 차를 맞은 올 시즌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고 있다.
프로스포츠는 흥행이 생명이다. 승패가 중요하지만 '쇼'적인 측면을 외면해서는 살아 남을 수 없다.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김선형은 프로농구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수다.
김선형은 올 시즌 팀의 구심점이라는 중책을 떠안았다. 지난 시즌 슈팅 가드로 기용됐던 그에게 문경은 SK 감독은 포인트 가드라는 새로운 임무를 맡겼다. 현재까지 결과는 대성공. SK는 25승5패라는 경이적인 승률로 2위 모비스(21승9패)에 4경기 차로 앞서며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김선형은 11월과 12월 MVP를 거푸 거머쥐었다.
팀 승리에 공헌하면서 팬들에게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김선형의 가장 큰 강점이다. 육상 단거리 선수 같은 스피드와 용수철 점프력을 지닌 김선형은 노마크 속공 찬스를 덩크 슛으로 마무리한다. 연습이 아닌 경기 중에 덩크를 꽂아 넣는 187㎝의 가드, 만화 속에서나 등장하던 캐릭터가 현실에 출현한 셈이다. 1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슛을 적중시키는 '클러치 능력'도 뛰어나다.
'탤런트 기질'도 다분하다. 준수한 외모에 춤과 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다. 지난해 1월 열린 올스타전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의욕이 지나쳐 실책이 나올 수도 있다. 선수인 이상 기복이 심할 때도 있기 마련이다. 김선형도 예외는 아니다.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홈 경기에서 김선형은 4쿼터에 슈팅이 계속 불발됐다. 2점 차로 뒤진 경기 종료 46초를 남기고는 돌파를 시도하다가 볼을 놓치는 뼈아픈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러나 실수했을 때 핑계를 대기보다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는 이날 모비스전을 끝낸 뒤 인터뷰에 나서 "내 실수를 만회해줬다"고 결승 3점포를 터트린 동료 변기훈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아직 어린 나이, 승승장구하는 팀 성적과 폭발적인 인기로 자만심이 들법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75점짜리 가드'라고 자세를 낮춘다.
코트 안팎에서의 화려한 모습을 보이고 겸손하기까지 하다. 팬들이 매혹되지 않을 수 없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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