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번째 구단 유치에 나선 수원ㆍKT와 전북ㆍ부영이 마지막 시험대에 올랐다.
양측은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털호텔 로즈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평가위원회에 참석해 프레젠테이션(PT)을 열고 10구단 유치를 위한 '필승 카드'를 던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명의 외부 인사로 평가위원회를 꾸려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30개 세부 항목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고, 양측의 프레젠테이션은 오후 1시부터 시작됐다. 추첨에 의해 먼저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전북ㆍ부영에서는 팀당 6명씩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할 수 있다는 평가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김완주 전북도지사, 조희준 전 KBO 국제부장, 박노준 전 프로야구 넥센 단장, 김도균 경희대 교수가 참가했다.
하지만 그간 언론을 통해 일방통행식 청사진을 제시했던 양측 모두 이날은 평가위원회의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했다. 철통 보안 유지에 따라 베일에 가려졌던 22명의 평가위원들은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신랄한 질문 공세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질의응답이 길어지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은 3시30분께 전북ㆍ부영의 첫 번째 프레젠테이션이 끝났다. 발표 첫 순서로 나서 구단주로서의 진심과 열의를 피력한 이 회장은 "프레젠테이션을 잘 마쳤다. 10구단을 유치해 구단을 잘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이 회장에 이어 10구단 전북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한 김완주 지사도 "한국 야구의 희망을 얘기하는 자리였다"며 ""전북은 새 야구장을 짓고, 부영그룹은 투자를 전폭적으로 하겠다는 점을 평가위원들에게 널리 알렸다"고 밝혔다. 박 전 넥센 단장은 구단 운영방안과 발전 방향을, 김 교수는 구단 마케팅 방안, 조 전부장은 '꿈의 구장'이라 불리는 신축 전주 전용야구장의 환경과 운영 방안을 제시했다.
부영ㆍ전북의 순서가 끝난 약 10분 뒤인 3시40분부터는 수원ㆍKT의 프레젠테이션이 열렸고, 마찬가지로 평가위원들의 날카로운 질의를 피해갈 수 없었다. 김문수 경기지사, 염태영 수원시장, 이석채 KT 회장, 최만규 KT 팀장, 주영범 KT 스포츠 단장, 이용철 KBS 해설위원이 참가했다. 이 회장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모두 아낌없이 설명했다"고 밝혔고, 염 시장은 "10구단 유치를 확신한다. 115만 수원 시민이 KT와 손 잡고 2년 동안 준비했다"고 말했다.
KBO는 양측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평가위원이 내린 세부항목 채점표를 한데 모아 밀봉하고 이를 11일 오전 9시 열리는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날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과정은 출입문 안쪽에 병풍까지 쳐 놓을 만큼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양측 참가자들도 질문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작성했다.
이날 관심을 모은 평가위원회는 출신 지역이나 연고를 비롯한 여러 변수를 감안해 외부 인사들로 꾸려졌다. 평가는 위원 1명이 1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각의 평가위원들은 후보 2곳에 각 평가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고 총점이 높은 한 곳을 선정한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프레젠테이션은 참고 자료다. 이사회에서 결정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철저한 보안 원칙에 따라 평가위원들조차 나머지 위원들의 신분을 모른 채 참석했다. 장소는 전날 밤 늦게 개별 통보됐다. 평가위원들은 입장과 동시에 비밀 유지 서약서를 작성했고, 휴대폰의 전원을 차단했다. 대화는 일절 금지였다. 위원간의 자리 배치는 최대한 넓게 해 채점 과정의 노출 위험을 완벽히 봉쇄했다.
야구계 인사 가운데 최고령인 어우홍(82) 전 KBO 총재특보가 평가위원회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상문 MBC스포츠 해설위원 등을 포함한 야구계 인사가 주를 이룬 가운데 언론계와 학계ㆍ 법률자문 관계자도 평가위원으로 자리했다. 유일한 여성 위원도 포함됐다.
물론 평가위원회가 내놓은 심사 결과가 최종 결론은 아니다. KBO 이사회가 평가 결과를 토대로 최종 심의를 벌이고 구단주 총회 의결을 거쳐 10구단을 유치할 기업과 지역을 결정한다. 야구규약 5조에 따르면 구단을 신설하려면 총회에서 재적 회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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