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이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과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10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해 "그들(북한 관리들)이 남한 새 대통령(당선인)의 최근 발언에 고무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현 정부보다 상대적으로 전향적인 대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열망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대화가 재개되고 미북도 긍정적인 양자 대화를 하기 바란다"면서 "미국, 한국, 일본 등에 새 리더십이 들어선 지금은 대립이 아닌 대화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가는 이번 방북이 북한과 미국의 직접 대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북한과의 직접 접촉을 자제한 채 대북 정책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런 '전략적 인내'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미국 정부는 이들의 방북에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구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정치 후원금을 냈다"며 "슈미트 회장도 구글에서 정부 관련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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