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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사에서 재미로 돌려 본 피해자 사진

입력
2013.01.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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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검사 사건' 피해 여성의 사진이 결국 검찰에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0일 현직 검사 2명을 포함한 검찰 관계자 5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져 파문을 일으킨 검찰이 그 여성의 사진까지 유출해 또 한번 망신을 산 셈이다. 경찰의 최종수사 결과에 따르면 의정부지검의 실무관은 같은 지검 검사의 부탁을 받고 사진파일을 만들어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사진파일이 검찰 내부에 유포됐고 안산지청의 실무관에 의해 외부로 처음 유출됐다. 이들 외에도 34명의 검찰직원이 사진을 받거나 전송하는 등 돌려본 사실도 밝혀졌다.

검사의 성추문 사건이 불거진 이후 피해 여성의 사진은 순식간에 인터넷과 SNS를 통해 나돌면서 각종 포털에서 이른바 '신상털기'가 이어졌다. 당사자는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자녀와 함께 피신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황장애에 시달려야 했다. 이 사건 수사도 견디다 못한 피해자 측이 경찰에 의뢰해 시작됐다.

이런 심각한 인권유린과 인격살인을 앞장서 조장한 게 바로 검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이들은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는커녕 사진을 돌려보며 관음증을 충족하기에 바빴다. 자신들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럽고 파렴치한 짓인가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었다. 이번에 드러난 검찰의 행태로 볼 때 비슷한 성폭력 피해자 기록도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기록 관리 전반에 대해 철저한 점검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수사에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검사 2명이 사상 처음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은 의미 있는 대목이다. 검찰에 대한 비난여론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검찰은 감찰결과 등 관련 자료를 경찰에 넘기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이는 경찰이 인지한 검찰비위 사건 등 유사한 사건에서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새 정부에서 다시 쟁점화될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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