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90%를 잘라내고, 지적 장애의 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버림받는 등 상상하기 조차 힘든 삶의 무게를 이겨낸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오는 29일 오후 6시 강원 평창군 용평돔에서 개막식을 올리는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이다.
전세계 111개국에서 온 3,000여명의 지적 장애인들이 29일부터 2월5일까지 평창과 강릉에서 7개 종목(55개 세부종목)을 놓고 8일간 뜨거운 호흡을 나눈다. 스페셜 올림픽은 지능지수가 70이하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1963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의 여동생이자 사회사업가인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여사가 지적 발달 장애인 일일 캠프를 개최한 데서 비롯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승인 하에 1968년 미국 시카고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뒤 동ㆍ하계로 나뉘어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순위보다는 참가하고 도전하는데 의미를 두기 때문에 1ㆍ2ㆍ3위에겐 메달을, 나머지 모든 선수들에겐 리본을 가슴에 달아준다.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위원장 나경원)는 10일 평창 현장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몇몇 감동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태어나기 전 엄마의 뱃속에서 뇌수가 흘러나와 '생존불가' 판정을 받았으나 4번의 뇌수술로 뇌의 90%를 잘라내는 기적적인 수술 끝에 새 삶을 살고 있는 박모세(21ㆍ삼육재활학교3년)군이다. 그는 29일 개막식때 애국가를 제창할 예정이다. 지적 장애를 안고 태어나 부모로부터 버림받았으나 미국으로 입양돼 고국을 찾는 선수도 있다. 스노우보딩에 출전하는 헨리 미스(23ㆍ미국)는 낳은 부모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 평창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고 조직위 측은 밝혔다. 중증뇌성마비로 4~5년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으나 극적으로 생존한 최경재(19ㆍ고양)군은 필드하키 선수였던 어머니의 운동감각을 물려받아 필드하키 부문 공격수로 당당히 빙판에 선다.
김용환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스페셜올림픽은 일등도 없고 스타도 없지만 감동이 물결처럼 넘치는 대회다. 사회 각계에서 온정이 쇄도해 지난해 런던 올림픽때보다 훨씬 많은 150억원 가량의 후원금이 걷혔다"고 말했다.
평창=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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