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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기대수명, 17개 선진국 중 최저… "총기사고 많고 공공의료 적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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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기대수명, 17개 선진국 중 최저… "총기사고 많고 공공의료 적은 탓"

입력
2013.01.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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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대수명이 선진국 중 최저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총기 사고가 기대수명을 낮추는 주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보건분야 리서치 기관인 국립연구소와 의학연구소는 미국 호주 일본 캐나다 서유럽 등 17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발표한 공동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 남성의 기대수명은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적은 75.6세, 여성의 기대수명은 두 번째로 적은 80.7세였는데 이는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변사율과 관련이 있다. 미국에서는 10만명 당 6명 꼴로 변사가 발생하는데 미국의 뒤를 잇는 핀란드의 변사율은 10만명 당 2명에 불과하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다른 국가보다 특별히 더 많은 폭력 사건이 발생한다기보다 폭력 사건의 치사율이 높다는 뜻"이라며 "광범위한 민간 총기 소유가 원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보고서는 "15~24세 청소년 사망 원인 2위가 살인인 것도 총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민간 소유 총기는 100가구당 89정에 달하며 세계 민간 소유 총기의 35~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공 의료 비중이 낮아 국민이 시장의 의료 서비스에 의존하는 미국의 의료 체계도 기대수명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미국은 다른 국가보다 의료보험 미가입 인구가 많아 의료 서비스 사각지대가 넓다"고 지적했다. 빈부격차가 큰 미국은 부유층만큼 빈곤층이 많은데 이들에게 의료 혜택이 돌아가지 않아 조기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사를 이끈 버지니아 커먼웰스대의 스티븐 울프 박사는 "자유 시장을 옹호하고 정부 개입을 제한하는 문화가 미국인의 건강에 장애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높은 비율의 유아 사망, 에이즈 발병, 비만, 알코올·약물 연루 등도 미국인의 사망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미국인은 기대수명이 적을 뿐 아니라 더 많은 질병에 시달리는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노동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의료 비용과 세금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져 경제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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