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오적 사건’ 선고유예 판결에 항소

시인 김지하(72)씨가 산문시 ‘오적’ 필화사건에 대해 재심 재판부가 선고유예 판결한 것에 불복해 항소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8일 법무법인 덕수를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지난 4일 재심에서 민청학련 사건과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오적 사건에 대해 유·무죄를 다투기 위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원범)는 재심에서 오적 사건에 대해 “당시 일부 부패한 권력층과 이를 적발해야 할 사정기관의 비리 등을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영역 안에서 문학작품 형식으로 풍자한 것이지만, (재심 재판에서는) 양형에 관해서만 다시 심리할 수밖에 없다”며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최하한선인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 등 재심 사유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유·무죄를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김씨는 이에 대해 선고 직후 “(법원이) 완전히 무죄를 선고하지 않은 것은 돈을 적게 주려 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며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