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인재등용은 지난 여러 정권과 비교해서 얼마나 다를까. 국민들은 벌써부터 이런저런 기대와 여망을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주변의 사람들 중에서 인재를 고르려는 생각을 버리고 경향각지를 망라하여 널리 찾고 신중하게 발탁하여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발탁된 인재는 능력을 극대화하도록 격려하고 부족한 것은 보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인재육성의 기본일진대 모집, 선발, 배치, 교육에 이르는 이른바 기업경영에 있어서 행해지는 인사관리원칙이 국정을 수행하는 공직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정파, 지역을 가리지 않고 탕평적인 인사정책을 취하겠다고 한다. 지난 수 십여 년 동안 대부분의 정부들이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특히 대통령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요직을 나누어 가졌던 점에 비추어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러나 말처럼 유능한 인재들을 찾아서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능력과 높은 도덕성을 갖추고 조용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참 일꾼들을 발굴해내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인사가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리만치 만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불변의 진리이기도하다. 정부가 확보하고 있는 정보망 내의 인재만이라도 더욱 면밀히 챙기고 검증한다면 상당한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역시 정권초기부터 장관급들을 발탁하는 과정에서 대상 인사들의 재산형성과 도덕성을 중심으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재산형성 과정뿐만 아니라 학력과 경력을 포함해서 과거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흠결이 있었다는 주장도 있었으며 여기에 더하여 자녀와 본인의 병적문제 등등이 불거지면서 일부 대상자는 낙마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런 사태를 지켜보면서 신정부에 거는 기대수준과 국민적인 정서가 참으로 높고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논란이 이명박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 총선에서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였다고 본다.
조선시대에도 인재를 발굴하는 일은 임금과 조정의 업무 중 가장 크고 소중한 책무의 하나였다. 여러 임금 중에서도 정조대왕의 인재발탁 방법은 오늘날에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큼 공감이 가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급제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만하지만 그것에 머물지 않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인재를 키우는데 노심초사하였던 것 같다. 규장각의 초계문신(抄啓文臣)들로 하여금 수시로 경서를 강독하게 하여 실력을 쌓게 하였고 성실성과 정직성을 시험하기도 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정조의 이런 노력을 통해 다산과 같은 큰 인재를 뽑아서 국가에 기여하는 동량으로 키워냈다고 본다.
지금부터 총리 장관 등 고관대작들을 발탁해야 하는 박근혜 정부로서는 정조대왕의 지혜이상으로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걷는다는 식으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 참다운 인재들을 찾아내서 써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시종일관 최선을 다한 정부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정말 인재를 잘 골라 쓸 줄 아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하위직의 공직자라도 함부로 등용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해서 검증에 검증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나이가 많아서 안 된다, 너무 젊어서 안 된다, 어느 지역 출신이라서 안 된다는 식의 인사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고소영' 운운하는 비아냥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우선 선거판에서 뛴 사람들 중 능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엄격한 잣대로 골라야하고 정파와 학연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유능하고 정직하며 애국적 충정이 넘치는 숨은 인물들을 찾아 기용함으로써 인재등용에 성공한 정부, 탕평적인 인사정책을 실천한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한다.
조영모 대한노인신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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