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 3년간 울릉도에 살았던 미스터리 인물 '렌지 교수'의 기증품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8일 울릉군 독도박물관에 따르면 서울대 전경수(64ㆍ인류학) 교수가 21일∼다음달 9일 20일간 미국 워싱턴주립대 도서관을 방문, 험프리 렌지(1975년 작고) 교수가 기증한 울릉도ㆍ독도 관련 필름과 기록, 문건 등 역사자료 원본 또는 복사본을 수집한다.
울릉군은 렌지 교수가 1966∼68년 3년 정도 가족과 함께 울릉도에 살다 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미뤄 새마을운동이 시작되기 전의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 교수는 최근 렌지 교수의 아들, 워싱턴주립대 도서관 측과 협의를 통해 이 자료 복사본을 모두 건네받기로 했다.
하지만 렌지 교수의 복잡한 이력으로 미뤄 기증품에는 다방면의 자료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전 교수에 따르면 네덜란드 선교사의 아들인 렌지 교수는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미국에 유학했고, 2차대전에 참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CIA의 전신인 미 정보부대 OSS에서 일했다.
렌지 교수는 4ㆍ19혁명 전에 미군 공보국 직원으로 서울에 온 후 울릉도에 살다 귀국, 워싱턴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 관련 강의를 하며 다큐멘터리 영화도 제작했다. 울릉도를 소재로 한 단편 다큐멘터리로 현지서 상을 받기도 했다.
전 교수는 "렌지 교수가 미 정보국에서 근무한 이력으로 미뤄 한국 내 활동도 그 연장선으로 짐작된다"며 "워싱턴주립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렌지 교수 기증품을 열어보면 궁금증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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