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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눈높이 맞춘 각색 '성과'… 지나친 단순화·희화화 '옥에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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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눈높이 맞춘 각색 '성과'… 지나친 단순화·희화화 '옥에 티'

입력
2013.01.0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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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뮤지컬컴퍼니의 '노틀담의 곱추(사진)'에는 8년의 세월이 축적돼 있다. 2001년 창단 이래 4년여간 아동연극에 매달린 기간을 빼고 '레 미제라블', '한여름 밤의 꿈', '돈 키호테' 등 가족 뮤지컬 명작을 줄기차게 공연해 온 시간이다. 이번에는 지난해 열렸던 제 9회 김천전국가족연극제에서 무대미술상, 여우주연상 등을 석권했다는 자신감까지 보태진다.

15명의 출연진이 때로는 비보잉 등 볼거리로 무장한 가운데 펼치는 무대는 압도적 물량 공세에 순치돼 가는 우리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틈새 시장으로서의 '가족'이 아니라 당당히 장르화한 무대의 노력만큼 객석의 즐거움이 커진다. 라틴 리듬의 록, 난장판의 축제 모습 등으로 곳곳에 방점을 찍고, 콰지모도와 병사들의 대결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만들어 내는 전략이 먹힌 결과다.

세트 대신 대형 천에 그린 큰 그림으로 장면 전환에 대신하는 경제적 무대지만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 관객에게는 족하다. 15세기 파리 노틀담 성당 앞 광장이 그림과 조명만으로 설명된다. 마녀 사냥 대목에서는 배우들이 객석 사이를 뛰어 다니며 현실감을 높인다. 또 키스 등 노골적 애정 표현은 배제, 서정적 발라드 등으로 대체하는 등의 시도에서는 청소년용 무대라는 금도를 넘지 않으려는 의도가 읽힌다. 무대를 앞과 뒤로 나눠 두 가지 상반된 정황을 절제 있게, 동시에 펼쳐 보이는 연출의 의도로 무대는 크게 확장돼 왔다.

이 뮤지컬단의 문제 제기는 옳다. 우리나라 초등생의 6할 이상은 연극ㆍ뮤지컬을 좋아하지만 7할 이상은 접하지 못한다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최근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빈익빈 부익부의 문화 향유 행태에 딴죽을 건다. 성인 뮤지컬이 탐내는 명작들을 아동의 눈높이로 치환, 장기 흥행의 성과를 낸 것은 분명 이 극단의 자랑이다.

그러나 다양한 매체 덕에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는 요즘의 그들에게 지나친 단순화, 희화화는 극복해야 할 문제다. 말미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지며 모두 얼싸안고 화해하는 풍경은 볼거리일지는 몰라도 성마르다. 콰지모도라는 장애인을 매개로 장애에 대한 편견을 타파한다는 의도라는 설명이지만 지나치게 메스를 들이댄 결과다. 20일까지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장병욱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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