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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이민자들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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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이민자들 탈출

입력
2013.01.0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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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행 편도 항공권 판매가 늘고 주택 매물 증가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민 온 지 21년 된 중국식당 경영자는 "사업거리도, 일자리도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 많은 중국인 동포들이 떠나고 있다"고 푸념한다. 캐나다행 혹은 귀국 행이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전한 로마의 차이나타운 분위기다. 이탈리아 경제를 지탱하던 이민자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속속 떠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뿐만이 아니다. 나이지리아 출신 노동운동가 로마누스 은웨레카는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영국, 미국 등으로 탈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난이 이탈리아를 떠나는 주요인이지만 인종주의적 공격이 늘어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FT는 2월 총선을 앞두고 우파 정당이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자유국민당은 이민자 우대를 공약한 중도좌파 민주당을 겨냥해 "민주당이 집권하면 일자리를 뺏는 불법 이민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민 인구가 2011년 정체기를 거쳐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추산한다. 지난해 상반기 이민자 수는 주민등록 및 말소 통계를 기준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말소 절차를 밟지 않고 떠난 인구(80만명 추정)를 감안하면 감소 폭이 상당하다는 것.

이민자 이탈은 이탈리아 경제에 또다른 악재다. 낮은 출산율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부족한 노동인구를 이민자들이 메워왔기 때문이다. 안토니오 골리니 루이스대 교수는 "이민자 없이는 고령인구를 부양할 복지예산을 충당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발표된 2011년 센서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인구는 5,940만명으로 10년 동안 0.5% 감소했다. 이 기간에 이민자가 133만명에서 403만명으로 늘었으므로 본토 인구는 300만명 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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