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51) 프로축구연맹 총재가 축구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축구계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해 대통합을 이루고 축구 산업의 규모를 더욱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출마 일성이다. 외부적으로는 "한국 축구의 위상에 걸맞은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축구 외교 무대 진출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정 총재는 7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제 경쟁력, 축구 문화, 인프라의 업그레이드 ▲축구인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 ▲소통과 화합을 통한 축구계의 통합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비전 22'라는 공약을 밝혔다.
정 총재는 세부적인 일처리는 전문가 집단에게 맡기고 자신은 축구판 전체를 키울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현재 대한축구협회를 놓고 한해 예산이 1,2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체육단체라고 말한다. 그러나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2,000억원, 3,000억원도 부족하다. 예산 규모보다 얼마나 효율성 있게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쓰느냐가 중요하다. 축구 산업 자체를 키우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경기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라고 자신의 비전을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축구 권력 승계'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자세를 밝혔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사촌 동생인 그는 "16개 시도협회 회장과 8개 산하 연맹회장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자리를 놓고 '승계'나 '세습'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의 공과에 대한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정몽준 의원은 16년간 축구협회장을 하면서 월드컵 유치 등 엄청난 업적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언제든지 정 의원의 경험을 얻을 준비는 돼 있다. 그러나 그간 축구계가 분열되고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었다. 내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이 그만둔 후에 한국 축구는 위상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축구협회장에 당선된다면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물론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국제 축구 무대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자 대결의 구도로 열리는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자세를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다른 후보와 접촉한 적이 없지만 한국 축구의 발전에 대해 뜻을 함께 한다면 언제든지 같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28일 대의원 24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현재 정 총재 외에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 회장과 김석한 전 중등연맹 회장,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고 51대 회장에 출마해 낙선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도 곧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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