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개월의 몸으로 해외연수 일정을 소화하다 숨진 교사에 대해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부(부장 고의영)는 2010년 1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숨진 교사 A씨(당시 36세)의 남편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결정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임신한 몸으로 연수기간 내내 급격한 체중 증가와 부종 등 신체적 변화를 겪으면서도 남들과 똑같은 일정을 수행했고, 매우 우수한 평가 결과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육체적 부담과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A씨는 사망 직전 전과목 A등급의 우수한 성적으로 연수를 수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하루 일과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진행됐지만, 실질적 연수날짜는 주 4일에 불과해 업무가 과중했다고 볼 수 없다"며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경기 이천시 한 초등학교 영어교사였던 A씨는 2009년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초등영어심화연수에 합격해 교사 62명과 함께 미국의 한 대학에서 한달 동안 교육을 받았으며 귀국을 이틀 앞둔 2010년 1월 26일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로 숨졌다. 사망 당시 임신 8개월 차였던 A씨는 2009년 7월로 예정돼 있던 해외연수가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5개월 연기되는 바람에 만삭의 몸으로 출국을 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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