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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달러 백금주화' 한 닢이면 미국부채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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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달러 백금주화' 한 닢이면 미국부채 해결된다?

입력
2013.01.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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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연방정부 재정적자 상한선 문제를 액면가 3조달러(약 3,192조원) 짜리 백금주화 한 닢을 찍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견 황당무계한 주장이지만 유력 전문가들이 잇달아 관심을 표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3조달러짜리 백금주화로 적자 상한선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해법은 현행 화폐금융법의 맹점을 이용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돈을 찍어내는 권한은 중앙은행이 보유하지만 화폐금융법은 백금주화 주조의 권한을 재무장관에게 일임하고 있다. 이 조항을 둔 것은 재무부에 기념주화 제조 재량권을 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주조 상한액 등의 제한이 명시되지 않아 이론상으로 행정부가 재정적자 상한선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든 백금주화를 찍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자신의 재량으로 액면가 3조달러 백금주화를 만들어 이를 연방준비제도(Fed) 내 행정부 명의 계좌에 예치시키면 연방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원은 3조달러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의회와의 협상에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이 적자 상한선을 3조달러만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 아이디어는 경제분석가 컬렌 로슈가 2011년 7월 처음 고안한 것인데 그 동안 별로 언급되지 않다가 최근 재정적자 상한선 문제가 다시 대두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이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이 방안을 언급했고 제리 네이들러 하원의원도 공감을 표시했다.

이 방안에 찬성하는 이들은 초인플레이션의 우려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3조달러를 한꺼번에 시중에 푸는 게 아니라 백금주화를 계좌에 예치해 서서히 유동성을 늘리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의회와 협상을 통해 정공법으로 재정적자 문제를 풀지 않고 이런 꼼수를 쓸 경우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과의 관계에서 급격한 경색을 감수해야만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예상이 많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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