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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친구들 가슴 뛰게하는 문락의 힘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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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친구들 가슴 뛰게하는 문락의 힘 믿어"

입력
2013.01.0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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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가슴 뛰며 일할 때 최고의 결과가 나오는 법이지요. 그런데 요즘 대학 캠퍼스에선 심장을 박동 치게 하는 일이 없어요. 문학이 시들었거든요.”

대학 졸업 후 중학 국어교사로, 신문기자로, 한편으론 고래보호운동가로 30년 가까이 살아온 정일근(54) 경남대 기초교양교육부 교수가 2010년 경남대 청년작가아카데미‘시 창작지도 교수’ 자릴 처음 제안 받았을 때 지체 없이 응한 건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학점에, 취업에 치여 사는 젊은이들이 안타까웠죠. 그들의 가슴을 뛰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에 문학만한 연장이 없다고 봤습니다.”

현재 이 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는 정 교수는 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작가아카데미는 간간이‘경남 문학 사관학교’로 불리고 있다”며 “2년 반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이런 같은 성과를 올린 만큼, 앞으로 더 큰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1년 국문과 4년 재학 중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이재성씨와 권수진(2011, 지리산 문학상 시), 조경섭(2012, 경남문학 신춘문예 시), 김경식(2012, 고성 공룡엑스포 시)씨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낭보를 날린 김유경(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김재길(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씨 등 6명 모두가 그가 맡고 있는 시 창작 과정 수강생들이다.

그는 “문예 사조나 계보를 공부해 작품 활동에 참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진짜 울림은 자신만의 경험과 지식에서 나온다”며 “아카데미가 조기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전공자들이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5월 문을 연 아카데미는 문단에 ‘젊은 피’공급을 목적으로 학기당 3학점씩 모두 4학기, 12학점 과정으로 개설된 일종의 교양과목. 올해 벌써 2명의 문인을 배출한 이 대학의 실적은 한강 이남 대학으론 최고의 성적으로 꼽힌다. 시, 소설 창작반으로 구분해 개설했으며, 학부생 대상이되 석ㆍ박사과정 학생과 교직원, 졸업생들에게도 ‘청강생’ 자격을 부여했다. 문호를 개방한 셈이다. 그는 “지방 문단이 날로 고령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노크하고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고령화한 지역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1985년 대학 재학시절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로 등단했다. 시인인 그에게 문학은 ‘사람 가슴 뛰게 하는 학문’이다. “글로 남의 가슴을 뛰게 하기 위해선 자신이 스스로 도전적이어야 합니다. 경험이 바탕 되지 않은 추상적인 단어들로는 무리가 있어요.”

‘고래 시인’으로도 이름을 알린 경험에서 우러난 그의 지론은 또 있다. “심장에 펜을 찍어 글을 쓰지 않았는데 어떻게 남의 가슴을 때릴 수 있겠습니까?” 틈나는 대로 제자들을 북태평양 한 가운데로, 중앙아시아 척박한 땅으로 내몰며 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혹독한 필사 등 고된 수련 과정 탓에 절반 가까이는 중도에 포기한다.

“그중엔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돼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등단한 두 사람과 조경섭 시인이 100만원씩, 이재성 시인이 400만원, 제가 500만원을 내서 1,200만원 규모의 창작장학기금을 만들기로 했어요. 어려움에 등돌리지 않고 도전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용도이지요. 더 많은 청년들이 문학에 도전해 더 많은 사람들을 가슴 뛰게 만들 생각입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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