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강추위를 몰고 온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력이 3일을 고비로 한풀 꺾였지만 4일 상당수 지역의 아침 기온은 오히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관령(영하 26.8도), 안동(영하 20.4도), 창원(영하 8.8도)은 전날보다 0.8~5.4도 가량 더 떨어져 역대 1월 상순 최저기온을 경신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일까.
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연일 맑은 날이 계속되면서 복사 냉각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복사 냉각이란 낮 동안 지표면이 흡수한 태양 에너지가 밤 사이 전자기파의 형태로 공기 중이나 대기권 밖으로 방출되는 현상. 맑은 날일수록 복사냉각이 활발하다. 결국 최근의 맑은 날씨가 한파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도 서울지역의 경우 26일 영하 14.6도를 기록하는 등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많았다. 반면 흐린 날일수록 상대적으로 포근함을 느끼게 된다. 구름이 지표면으로부터 방출된 열을 붙잡아 주는 동시에 이 열의 일부를 전자기파의 형태로 다시 지표면으로 되돌려 보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름은 대륙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으로 몰고 오는 영하30도 내외의 찬 공기가 지표면으로 내려오는 것을 부분적으로나마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름이 잔뜩 끼었던 지난달 2, 3, 14, 15일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상을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일사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낮 동안 얼마의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느냐 보다 밤 동안 얼마나 열을 덜 빼앗기는가가 추위를 결정하는 주 요인이 된다"며 "구름이 있을 경우 외부의 찬 공기를 막고 지면의 열을 덜 뺏기도록 돕는 '이불 효과'가 나타나면서 날씨가 상대적으로 따뜻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서울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의 기온이 소폭 오르겠으나 내주에도 대부분의 지역이 영하권에 머물러 추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4일 예보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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