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80년대 국내 주먹세계를 평정했던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5일 0시 42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64세.
김씨는 2011년 말부터 서울대병원에서 폐렴과 지병 치료를 받았고, 지난해 초 청부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다 쓰러진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지난해 4월에는 갑자기 심장박동이 멈춰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등 그간 수 차례 사망 위기를 맞았다. 서울대병원 측은 김씨가 4일 오후부터 심장이 멎는 등 위독한 상태가 지속되다 결국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국내 조직폭력계의 전설로 통한다. 1975년 전남 광주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으로 조폭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활동무대를 서울로 옮겨 범호남파 두목을 제거하는 등 다른 조직들을 잔혹하게 제압하며 세력을 키웠다. 그가 조직한 범서방파는 1980년대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와 함께 전국 3대 폭력조직으로 군림했다.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거치며 조직이 와해됐지만, 아직까지도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범서방파를 조직명으로 내세울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암흑세계를 주름잡은 김씨는 소년원을 포함해 10여 차례나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등 인생의 절반을 철창 안에서 보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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