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돈 프로농구 중위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SK(22승5패)와 모비스(19승8패), 전자랜드(18승9패)가 3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6개 팀이 6강 플레이오프 티켓 3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규리그 54경기 중 27경기씩을 치른 3일 현재 공동 4위 KGC인삼공사, LG(이상 13승14패)와 공동 6위 삼성, 오리온스, KT(이상 12승15패)가 1경기 차로 몰려있다. 시즌 초반 바닥에서 헤맸던 9위 동부(9승18패)는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를 거둬 완연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최하위 KCC(5승22패)만 빼고, 어느 팀이든 6강 진입을 노릴 수 있다.
이처럼 허리가 두터워진 이유는 전력 평준화와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 저하, 수비자 3초룰 폐지 등이 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각 팀들의 전력 차가 크지 않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며 "시즌 마지막까지 많은 팀들이 6강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역시 "예전에는 6강 팀이 일찍 가려지거나 막차를 타기 위해 두 팀 정도가 경합을 벌였지만 올 시즌엔 다들 비슷비슷해 흥미로운 순위 싸움이 계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KGC인삼공사는 6강 경쟁 팀 중 가장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세근부터 시작해 김일두, 양희종 등 주축 선수의 부상 악재로 5연패에 빠졌다. 선수 층이 두터운 편이 아니라 '잇몸'으로 메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삼성 역시 이정석, 황진원의 줄부상으로 3연패 중이다.
반면 오리온스는 부상 탓에 빠졌던 전력들이 속속 복귀했다. 최진수와 전형수가 돌아온 데 이어 김동욱까지 복귀를 눈 앞에 뒀다. 동부는 삐걱거리던 조직력이 차츰 안정 됐고, 외국인 선수도 팀에 녹아들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KT도 몇 년간 상위권을 지킨 강팀인 만큼 언제 분위기를 탈지 모른다.
한편 최하위 KCC는 중위권 팀들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올랐다. SK에서 데려온 김효범의 가세로 확실한 공격 옵션을 장착한 KCC는 시즌 첫 2연승을 달성, '동네북' 오명을 떨쳐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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