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이후 계열사 처음으로 1,800개 이하로 줄어
경기침체와 함께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압력이 커지면서 지난해 4월 이후 대기업 계열사가 처음으로 1,800개 이하로 줄어들었다. 대기업이 ‘몸집 줄이기’에 나선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12월 말 대기업집단(상호출자·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 62곳의 소속회사 수가 1,791개로 전월 말 대비 11개 감소했다고 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된 회사는 18개지만, 계열사에서 제외된 회사는 29개나 된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준으로 하면 대기업집단 소속사는 7월 7개, 8월 3개, 10월 16개에 이어 11월에도 29개 감소했다. 9월 6개가 증가했으나 하반기 전체로 보면 60개가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4월 2012년도 대기업집단(계열사 1,831개)을 지정한 후 처음으로 계열사 수가 1,800개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삼성이 지난달 컴퓨터운영관리업체 이삼성인터내셔널을 청산했다. SK는 전기가스업체인 하남에너지서비스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대신 에스케이네트웍스인터넷과 주류도매업을 하는 더블유에스통상 등 5개사를 지분매각, 흡수합병으로 계열에서 제외했다. 포스코는 제조업체인 피엠씨텍을 계열사에 편입한 반면 부동산업을 하는 피에이치피와 발전시설운영업체인 포항연료전지발전 등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9개 계열사를 흡수합병, 지분매각 등으로 제외했다. 이밖에 CJ가 3개사, 신세계 현대 세아가 각 2개사, STX 부영 코오롱 대성 한라가 각 1개사씩 계열사를 줄였다.
대기업집단 계열사에서 제외될 경우 대기업의 계열사에 대한 상호출자, 채무보증 금지 대상에서 해제되는 등 각종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정위 기업정책과 경쟁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대기업집단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강조한 경제민주화 기조에 대한 우려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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