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10여명이 8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이들은 방일 기간에 일본의 여야 정당 대표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어서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경색된 한일관계에 숨통을 틔울지 주목된다.
특히 이들은 일본 측이 먼저 제안할 경우 아베 신조 총리와의 접견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를 두고 일본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데다 최근 출범한 아베 내각이 극우 인사들을 대거 기용해 한일관계에 부담을 준 만큼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일본을 방문하는 한 의원은 3일 "아베 총리와의 접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시간이 며칠 남아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오는지에 따라 아베 총리를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4일 방한하는 아베 총리의 특사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방일 의원단에는 황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이한구 남경필 심윤조 의원, 민주통합당 이낙연 강창일 문희상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8일 밤 일본에 도착해 9일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이 주최하는 신년 하례회에 참석한다. 이후 일본의 자유민주당, 민주당, 공명당 등 여야 정당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만나고 10일 귀국할 예정이다.
다른 의원은 "이번 일본 방문은 일본 정부가 얼마나 한일관계를 개선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탐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량감 있는 여야 의원들이 대거 방문하기 때문에 일본 측도 꽤 성의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의원연맹에는 여야 의원 100여명이 소속돼 있다.
한편 일본 측은 4일 아베 총리의 특사로 누카가 후쿠시로 전 재무부 장관을 비롯해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을 보낼 예정이다. 이들은 박 당선인과의 접견을 마친 뒤 일본 의원단 대표 자격으로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과 만찬을 갖고 양국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일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의원 외교가 본격화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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