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곡가 바그너(1813~1883)와 이탈리아의 베르디(1813~1901) 탄생 200주년인 올해 두 작곡가를 기념하는 공연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바그너는 특유의 긴 연주 시간, 등장인물과 상황을 암시하는 '유도동기(leitmotiv)' 등 독특한 작곡 기법으로 음악 애호가 사이에서도 호오(好惡)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작곡가다. 베르디의 오페라는 폭넓게 사랑 받지만 올해 공연되는 '팔스타프', '오텔로'는 자주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아니다. 두 작곡가의 더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는 이야기다. 음악칼럼니스트 서정원(한국바그너협회 회원), 이재준, 박제성씨와 함께 두 작곡가의 주요 공연을 중심으로 추천 음반과 DVD를 꼽아 봤다.
'니벨룽의 반지' 명장면 가사 없이 관현악 편곡▦바그너:무언의 반지/지휘 로린 마젤/베를린필(Telarc)
바그너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명장면을 가사 없이 관현악으로만 들려주는 음반이다.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로린 마젤이 성악을 빼고 관현악만으로 편곡해 '무언의 반지("The Ring" Without Words)'라는 제목이 붙었다. 2000년 10월 17, 18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열린 공연 실황 DVD(EuroArts)도 나와 있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니벨룽의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와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 등을 연주한다.
2010년 바이로이트 축제 실황… 베이스 연광철 출연▦바그너:발퀴레 DVD/지휘 크리스티안 틸레만(Opus Arte)
최고 수준의 바그너 오페라는 바그너 작품만 상연하는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볼 수 있다. 2010년 바이로이트 축제 공연 실황을 담은 DVD다. 바이로이트에서 인정 받는 틸레만이 지휘를 맡았고 한국인 베이스 연광철씨가 훈딩 역으로 출연했다.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중 '라인의 황금'에 이은 2부다.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이 3, 4부다.
KBS교향악단은 5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엔치', '탄호이저' 서곡 등과 함께 '발퀴레' 1막을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한다.
공연 시간 5시간… 서사성 강해 한글 자막 '도움'▦바그너:파르지팔 DVD/지휘 베르나르트 하이팅크(DG)
서사적인 바그너 오페라 특성상 DVD 선택의 중요한 기준은 한글자막의 유무다. 그 중 공연 시간이 5시간에 달하는 '파르지팔'은 네덜란드 출신의 명지휘자 베르나르트 하이팅크가 지휘한 2007년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하우스 실황 영상을 추천할 만하다. CD로는 마렉 야노프스키가 지휘한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의 음반(PentaTone)을 권한다.
국립오페라단이 국내 초연하는 '파르지팔'은 10월 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플라시도 도밍고 타이틀롤… 초심자에도 무난▦베르디: 오텔로ㆍ팔스타프ㆍ돈 카를로 DVD/지휘 제임스 레바인(DG)
'오텔로'와 '팔스타프', '돈 카를로'는 모두 제임스 레바인이 지휘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 실황이 만족도가 높다. 각각 1984년, 1995년 공연된 '돈 카를로'와 '오텔로'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타이틀롤을 맡아 음악 초심자들이 보기에도 무난하다. 음반으로는 카라얀이 지휘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팔스타프'(EMI)와 빈필의 '오텔로'(Decca)가 고전적인 명반으로 꼽힌다.
국립오페라단은 '팔스타프'를 3월 21~24일, '돈 카를로'를 4월 25~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며 서울시향은 4월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텔로'를 콘서트 형식으로 전막 공연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