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노래방이 도우미 동원해 불법영업 중이니까 빨리 출동하세요."
지난해 7월부터 두 달간 서울경찰청 112지령실에는 한 남성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신고가 126차례나 접수됐다. 경찰들이 목소리를 구별할 정도였다. 신고된 서울 양천구의 노래방과 유흥주점은 20여곳이었지만, 경찰이 업소를 찾아가보면 도우미는커녕 손님도 없을 때가 잦았다. 허위 신고였다. 언제나 공중전화만 이용했다. 양천경찰서는 결국 양천구 일대 공중전화 부스 주변에 잠복 근무를 한 끝에 용의자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유흥주점 사장 A(45)씨로, 사귀다 헤어진 노래방 도우미 B(38)씨를 원망하는 마음에서 허위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혼인 A씨는 2009년 10월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일하던 B씨에게 호감을 느껴, 연인으로 발전했다. A씨는 B씨에게 "도우미를 그만두라"고 했고 1,000만원도 건넸다. 하지만 B씨는 도우미 생활을 계속하다가 지난해 7월 사이가 멀어진 A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A씨는 이때부터 B씨가 도우미로 일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래방을 무작위로 신고했다.
양천경찰서는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그러나 A씨는 끝내 B씨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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