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로 동창과 동상, 화상 등 겨울 피부질환 위험이 높아졌다. 평소 응급처치법이나 예방법을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막상 이런 증상이 생겼을 때 마음만 급해 엉뚱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고령자는 조금만 부주의해도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동창과 동상의 차이
추운 곳에서 오래 일 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면 보통 동상을 입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하지만 동상보다 증상이 약한 동창은 적잖은 사람들이 경험한다. 실외에 있을 때 피부가 빨개졌다가 실내로 들어오면 후끈거리면서 간질간질해지는 게 동창 증상이다. 상대적으로 추위에 과민한 경우 통증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심해지면 혈관이 손상돼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부위에 세균까지 들어가면 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비교적 심하지 않은 추위에도 겪는 동창은 한두 번 생기는 정도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겨울마다 반복되거나 발생 빈도가 잦아진다면 피부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전문의들은 권한다. 증상이 반복되면 그 부위에 감각이 점점 없어지면서 물집이나 각질, 습진 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피부가 영하 2도 이하의 심한 저온에 오래 노출되면 조직이 얼면서 혈관이 수축해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한다. 이게 바로 동상이다. 외부에 쉽게 노출되는 귀나 코, 뺨, 손, 발 등에 주로 발생하며, 동창을 자주 겪는 사람은 동상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동상에 걸리면 피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피부가 검붉은 색으로 변하고 붓기도 한다. 더 심해지면 피부가 아예 창백해지고 감각마저 없어진다.
추위에 노출돼 있을 땐 이런 증상을 잘 모르다가 따뜻한 곳에 들어와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 별 것 아니라고 여겨 지나친 뒤 추위에 지속적으로 다시 노출되면 근육이나 혈관, 신경까지 손상될 위험이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피부과 전지현 교수는 "흡연을 비롯해 혈관이 수축할 수 있는 상황이 많을수록, 손발이 유독 찬 사람일수록 동창이나 동상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벼운 동상은 가능한 빨리 동상 부위 피부를 붉은 기가 돌아올 때까지 30~60분 정도 따뜻한 물에 담가야 한다. 이때 꼭 물의 온도를 확인해야 한다. 동상 부위는 감각이 둔하기 때문에 너무 뜨거우면 자신도 모르게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물의 온도는 팔꿈치를 담갔을 때 불편하지 않은 정도가 적당하다. 당장 따뜻한 물을 구할 수 없다면 동상 부위를 겨드랑이로 감싸는 등 체온을 이용해서라도 따뜻하게 해주는 게 좋다.
심한 동상은 외부 충격을 받지 않도록 그 부위를 잘 감싸고 빨리 응급실로 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발에 동상이 걸렸다면 디디거나 걷는 행동은 금물이다. 열패드를 대거나 난로를 쬐는 등의 보온도 화상을 비롯한 피부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하는 게 낫다.
화상 연고는 상처 식힌 후에
동상뿐 아니라 화상도 겨울철엔 많다. 원인은 단연 난방기기와 뜨거운 물이다. 겨울 화상 환자는 10세 이하 어린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영ㆍ유아는 어른보다 피부가 얇기 때문에 같은 온도라도 손상이 더 심해진다. 게다가 면역력도 약해 화상 후 세균 감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높다.
화상은 초기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응급처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흉터의 범위와 깊이, 합병증 여부가 결정된다. 전 교수는 "일단 화상을 입으면 흐르는 찬물로 화상 부위를 충분히 식혀줘야 한다. 그래야 화상 부위가 넓어지는 걸 막고 통증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었다 하면 무작정 연고부터 바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칫 상처를 악화시키거나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약은 화상 부위가 충분히 식은 다음 바르는 게 좋다. 단 빨리 식힌다고 화상 부위에 얼음을 대는 건 피해야 한다. 오히려 상처가 더 심해진다. 또 옷을 입은 채로 화상을 입었을 땐 무리하게 옷을 벗기려 하지 말고 입은 채로 찬물에 담그거나 옷 위로 찬물을 부어 화상 부위를 식힌다.
화상으로 생긴 물집을 터뜨리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물집은 오히려 손상된 피부의 보호막 역할을 해준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마친 후 바로 병원을 찾아 추가 처치를 받아야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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