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이 민주통합당의 대선 패배와 관련해 "'안철수로의 단일화'카드를 썼으면 이기고도 남는 거였는데 '문재인으로의 단일화'는 선택 자체에 실책이 있었다"고 말했다.
청춘콘서트의 기획자이자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스님은 2일 한 라디오에서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를 졌다는 것은 지는 카드를 선택한 것에 (원인이) 있지 않느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재인으로 단일화되면서 안철수 지지 세력 중에 도저히 민주당으로 올 수 없는 세력이 떨어져 나가 아무리 진보가 힘을 모아도 50%의 벽을 넘기 어려웠다"며 "양쪽 지지세력이 똘똘 뭉쳐야 겨우 이길텐데 협력하는 과정이 아름다운 단일화의 모습도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박근혜 당선인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라도 역사인식에 대한 전환을 하지 않았느냐"고 전제한 뒤 "국민은 노무현 정부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민주당은 그런 문제에 대해 변화의 흉내도 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친노 세력이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든지, 민주당이 더 큰 국민정당을 만들 때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든지 하는 변화의 몸부림을 쳐야 하는데 안일하게 대응한 것 같다"고 민주당 주류를 겨냥하기도 했다.
안 전 후보의 민주당 입당이나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면서 "현재 민주당은 새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안철수 현상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며 "새 정부가 잘 되고 민주주의와 국회가 발전하는데 우리 정당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이제 우리도 관료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당이 관료주의에 젖어있다'는 인식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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