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의 공범인 김모(44) 경사와 박모(44)씨가 5년 전 여수에서 발생한 은행 강도사건 등 5건의 미제사건에도 개입했다는 증언이 4년6개월 전 한 재판과정에서 드러났지만 당시 검찰이 이를 수사하지 않고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전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2008년 6월 광주고법에서 열린 한 고소사건의 2심 재판과정에서 김 경사와 박씨가 공범 관계라는 말이 언급된 증인신문조서를 확보해 이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이 재판은 2007년 5월 여수의 한 폐기물업체 대표 김모씨가 회사 경리 여직원 박모씨의 횡령 의혹을 밝혀 달라며 검찰에 고소하면서 열렸고, 공판과정에서 고소인 측 증인이 "금고털이범 박씨가 김 경사와 함께 은행절도 사건을 저질렀다"고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증인신문조서에는 "박씨가 최근 금고털이 사건 공범으로 구속된 김 경사와 광주지법 순천지원 등기소 방화 사건을 공모했다는 내용도 말했다"는 진술도 포함됐다.
경찰은 증인신문조서 외에 금고털이범 박씨가 5년여 전 자신의 여러 범행을 실토했다는 정황을 뒷받침하는 검찰 직원의 경위서와 문답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김 경사와 박씨가 여수에서 발생한 다수의 금고털이 미제사건을 서로 공모해 범행했는지 여죄를 캐고 있다. 경찰은 또 다른 전직 경찰관의 연루 의혹도 함께 조사 중이다. 전남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이미 확보된 자료를 분석해 금고털이범 박씨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여수=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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