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계사년 첫날인 1일 새누리당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이제 지나간 과거의 모든 것들은 털어버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출해 나가길 염원한다"며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 다 같이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김수한 상임고문단 의장 등과 함께 '국민행복 2013'을 새긴 시루떡을 자른 뒤 참석자들에게 "건강하세요,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를 건넸다. 김 상임고문이 "추운 날씨에 긴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리던 국민 표정 하나하나에 민생을 살리고 안보를 지켜달라는 소망이 배여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고 당부하자 박 당선인은 "마음에 새길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10여분 간 신년회에 참석한 후 자리를 떠났다. 박 당선인은 이에 앞서 서울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국민 열망에 부응해 새 희망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박 당선인은 오후엔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인수위원회 구성을 위한 인선 문제에 대해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황우여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 한광옥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다짐했다. 황 대표는 "대선 승리가 우리 허물에 대한 면죄부는 결코 아닐 것"이라며 "당도 정치쇄신과 국회 선진화를 중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직자 100여명이 참석한 신년회는 '새누리, 잘하리' 등의 건배사가 오고가는 등 화기애애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날 영등포당사에서 신년 인사회를 갖고 대선 패배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철저히 반성하고 처절하고 가혹하리만치 평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믿음을 갖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전 원내대표는 "우리가 처한 골짜기가 아무리 험하고 깊어도 뼈를 깎는 자기 반성과 혁신을 하면 국민의 마음을 얻어 산 위에 올라갈 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년회 참석자는 민주당 소속 의원 127명 중 30여명에 그쳤다. 이들 중 일부는 앞서 국립 현충원을 찾았다가 먼저 도착한 박 당선인의 참배 일정으로 전세버스 안에서 10여분 동안 기다렸다.
문재인 전 후보는 이날 당 신년회에 참석하지 않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만나 환담을 나눴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날 상도동 자택을 개방하고 고건 이수성 전 총리와 김수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의 신년 인사를 받았다. 박 당선인 측에서도 유일호 비서실장과 한광옥 위원장 등이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국내외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으니 정치인들이 열심히 일해서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종필 전 총리도 신당동 자택에서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이한동 전 총리, 이태섭 전 과기처 장관, 김용채 전 건교부장관, 한갑수 전 농림부장관, 조부영 전 자민련 부총재 등의 인사를 받았다. 김 전 총리는 "경제적으로, 국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데 박 당선인을 많이 도와줘서 국가가 잘 되게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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