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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도부 책임론 고개

입력
2013.01.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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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013년도 예산안을 해를 넘겨 1일 오전 본회의에서야 처리하자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등 여야 원내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야가 아무리 대립하더라도 해를 넘기지 않고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이 관례로 정착됐었는데, 이번에는 이 같은 '데드라인'까지 어기고 나쁜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국회가 그동안 헌법에 명시된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겨 늑장 처리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기는 1955년 이후 57년 만에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새벽 본회의를 열어 오전 6시5분쯤 342조원 규모의 예산안을 가결했다. 여야는 2,009억원 규모의 제주 해군기지 관련 예산의 부대의견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새벽까지 진통을 겪었다. 논란을 거듭하던 여야는 결국 강창희 국회의장 중재로 원내대표 협상 끝에 기존 부대의견에 명시된 3개항의 합의 사항에다 '3개항을 70일 이내 조속히 이행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절충안을 도출한 뒤 가까스로 예산안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19대 국회가 쇄신을 내걸고 출범했지만 첫해부터 당리당략과 정치 싸움에 매몰돼 나라 살림살이 발목을 잡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늑장 처리를 두고 여야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것은 더욱 볼썽사납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단이 합의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을 다 반영해줬는데 민주당이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물고 늘어졌다"면서 "민주당이 '먹튀'를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당선인을 배출한 정당에서 해를 넘기지 않고 예산을 처리하려면 좀더 포용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새누리당이 '우리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 예산안 처리가 늦어진 요인"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정부 수립 이후 예산안이 회계연도를 넘겨 처리돼 가예산(현재의 준예산)이 편성된 것은 1949,50,51,52,53,55년 등 총 6차례다. 그러나 60년 제3차 개정 헌법에서 가예산 제도가 폐지되고 준예산 제도가 도입된 이후 회계연도 개시 시점을 넘겨 처리된 사례는 없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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